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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shion

Give Peace a Chance

옷과 음악, 그리고 침묵 등으로 우크라이나를 향한 지지를 표명한 패션 브랜드들의 선한 영향력을 모았다.

기사, 사진제공 | 더갤러리아

Blue & Yellow

발렌시아가의 2022 겨울 컬렉션은 360° 뷰가 가능한 돔 형태의 베뉴에서 진행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가장 적극적인 목소리를 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뎀나 바잘리아는 12세 때 조지아에서 탈출해 난민으로 떠돌았던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 듯 컬렉션을 통해 우크라이나 지지 메시지를 전했다. 전 좌석에 우크라이나 국기 색상의 티셔츠를 놓아두고, 우크라이나의 시인 올렉산드르 올레스의 시를 읊으며 쇼를 시작했다. 이후 매서운 눈보라를 뚫고 아슬아슬하게 런웨이를 걷는 모델들의 모습에선 우크라이나를 떠나는 난민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특히 우크라이나 국기를 상징하는 옐로 & 블루 컬러 피날레 룩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한편, 옐로와 블루 네온사인을 비춘 컬렉션장의 외관 모습을 공개한 이자벨 마랑은 쇼 시작 전 기부 사실을 밝히며 우크라이나를 향한 연대의 목소리를 냈다. 피날레에서 모습을 드러낸 그녀는 옐로와 블루 니트를 입고 무대에 올랐다.

  • Silence & Music

    러시아의 무차별적인 공격 직후 쇼를 진행한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비극을 겪고 있는 수많은 이들에 대한 존경의 의미로 이번 쇼에선 그 어떤 음악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며 침묵 속 런웨이를 선택했다. 엄숙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모델들의 캣워크와 관객들의 박수 소리만 들리는 가운데 쇼를 진행함으로써 우크라이나를 향한 애도의 의미를 담았다. 한편 ‘Signs of Light’를 주제로 한 이번 컬렉션은 고전적 직선미를 지닌 아르데코에 대한 탐구에서 비롯됐다. 보디라인이 드러나는 재킷과 팬츠, 털의 움직임을 강조한 인조 모피, 반짝이는 벨벳 등 한낮에서 저녁으로 이어지는 빛의 향연을 표현했다. 반면 음악을 통해 평화의 메시지를 전한 브랜드도 있다. 스텔라 매카트니는 아티스트 프랭크 스텔라를 기념한 ‘스텔라 바이 스텔라Stella by Stella’ 컬렉션을 공개했다. 그의 ‘스펙트랄리아Spectralia’ 작품에서 영감을 얻은 그래픽 디자인을 비롯해 ‘V 시리즈’에서 보여준 직선형 구조를 적용한 트레이서블 니트 트윈 세트와 자카드 울 코트 등 프랭크 스텔라의 작품을 오마주한 의상들을 선보인 것. 특히 배경 음악의 마지막 곡으로 존 레논의 ‘Give Peace a Chance’를 선택했는데, 유럽 전역의 라디오 방송국에서 이 곡을 재생하며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기원했다.

  • War & Fashion

    이번 시즌엔 전쟁과 패션의 밀접한 상관관계가 도드라지는 룩들이 런웨이를 가득 채웠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반대하며 보호복, 방탄복, 갑옷 등 밀리터리 트렌드를 미학적으로 승화시킨 것이다. 디올의 수장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는 설치미술가 마리엘라 베티네스키Mariella Bettineschi의 ‘차세대(The Next Era)’라는 작품을 모티브로 강인한 여성상을 표현했다. 새롭게 재해석한 바 재킷은 D-에어 랩 연구소에서 개발한 기술을 적용한 아이템으로, 신체의 습도를 조절하고 체온을 올릴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보호용 패션으로 시선을 끌었다. 보디슈트는 여러 개의 선이 교차하는 디자인을 통해 정맥과 동맥을 떠올리게 하고, 테크니컬 니트웨어, 방수 소재, 나일론 등에 자수 디테일을 매치해 하이브리드 컬렉션을 완성했다. 한편, 두 부족이 싸우는 듯한 퍼포먼스로 시작한 발망의 쇼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떠올리게 했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올리비에 루스테잉은 SNS를 통해 “전쟁과 침략에 맞서 자유와 존엄을 지키기 위해 헌신하는 우크라이나인들과 함께하자는 메시지와 평화에 대한 갈망을 담았다”며 이번 컬렉션에 관한 설명을 덧붙였다. 또한 중세시대 갑옷에서 영감을 얻은 보호 장비, 압박 패드, 방탄조끼 등 밀리터리 룩을 자신만의 색깔로 풀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