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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shion

BRAND NEW WORLD

그 어느 때보다 안온하고 단단한 안재현의 새로운 세계.

기사, 사진제공 | 더갤러리아

여러 방송 출연과 함께 최근 유튜브까지 시작해서 엄청 바쁘다고 들었다. 직접 유튜버가 되어 ‘나만의 콘텐츠’를 만드는 건 기존에 드라마나 예능 등 작품을 할 때와는 또 다를 것 같은데, 어쩌다 유튜브를 시작하게 됐는지, 그리고 여태까지 진행해온 소감은 어떤지 궁금하다.
‘안재현’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작년부터 생각하고 있었는데, 쉽게 도전하지 못했다. 방송을 해보니 눈이 높아져서 뭔가 준비를 엄청 많이 해야 할 것 같아서다. 그런데 ‘아, 이러다간 영영 못하겠다’ 싶어 일단 시작했다. 처음엔 너무 어려웠다. 뭐가 어렵냐면, 컴퓨터를 켜 회원 가입하고 로그인하고, 편집 작업하고 이런 것들을 처음부터 다 배워야 하는데, 컴맹이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거다.(웃음) 그렇지만 그 후의 작업들은 굉장히 즐겁다. 그리고 뭐랄까,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고 그런 순간들을 사람들과 공유하고픈 마음이 있었는데, 유튜브를 활용하니 굉장히 좋더라. 그리고 화면 속 내 얼굴을 지속적으로 보면 컨디션을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다.

오렌지색 니트 톱과 핑크 팬츠 모두 제냐 제품.

  • ‘시작하길 잘했다’ 싶은 순간은 언제인가?
    솔직히 모든 순간이 굉장히 재미있다. 유튜브라는 매개체로 인해 열정이라는 게 다시금 솟아오른 거 같다. 보통은 집에서 책을 읽거나 다른 취미 생활을 즐기거나 대본을 보면서 시간을 보냈을 텐데, 유튜브를 시작하고 나니 어떻게든 몸을 움직여야 한다는 동기부여가 생긴 것이다.

    얼마 전 관찰 예능인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한 게 큰 화제를 모았다.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때 스마트폰도 안 보고 유유자적한 시간을 잘 활용하는 걸 보고 인상 깊었는데, 그렇게 할 수 있는 비결이 있나? 아니면 타고난 성향인가?
    전혀 아니다.(웃음) 사실 나도 스마트폰 들여다보는 거 너무 좋아한다. 하지만 거기에 빠지면 일상에서 놓치는 것들이 너무 많고, 시간도 빨리 흘러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아예 스마트폰을 집에 두고 산책 나가는 연습을 했다. 물론 처음엔 너무 어려웠다. 특히 코로나 시기엔 어디 들어갈 때마다 무조건 큐알코드를 찍어야 하니 볼펜과 포스트잇만 들고 생각나는 걸 메모하면서 무작정 걸어 다녔다. 그런데 그게 습관이 되니까 머리도 상쾌해지고 시간이 천천히 흐르면서 커다란 충족감을 느꼈다. 특히 사색에 잠기거나 창밖에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할 때 떠오르는 것들이 많다.

    베이지색 재킷과 민트색 셔츠, 레드 버뮤다 쇼츠 모두 발렌티노 제품.

  • 촬영 일정이 없을 때 하루 일과는 어떤가?
    보통은 꼭 러닝을 한 다음 PD님에게 유튜브 편집 방법을 배우러 간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나는 영상 찍고, 편집은 PD님이 하시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웃음) 역시 PD님이 없으면 콘텐츠가 완성될 수 없는 구조인 것 같다. 자기 계발서 같은 책을 읽는 시간도 중요한 일과 중 하나인데, 책이란 게 볼 때마다 각인되는 부분이 다른 것 같다. 왜 그런 거 있지 않나? 똑같은 책을 읽는데 ‘아, 이런 게 있었나?’ 싶은 구절을 발견하게 되는. 그래서 읽었던 책도 다시 여러 번 읽는 스타일이다.

    OTT, 유튜브, 심지어 개인 SNS 등 플랫폼이 정말 많아져서 대외 홍보가 많은 연예인의 입장에선 벅차기도, 반면 보여줄 플랫폼이 많아 더 유용하기도 할 것 같다. 이런 시대 흐름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분명히 장단점이 있다. 매체가 많아졌으니 홍보할 수 있는 플랫폼도 많지만, 일정 시간 안에 홍보할 수 있는 것도 한계가 있다. 작품이 한꺼번에 많이 쏟아져 나오면 오히려 홍보가 아예 안 되는 작품들도 생길 테고. 얻는 것도 있고, 잃는 것도 있으니 양날의 검이나 마찬가지다. 또 미리 찍어두고 한참 후에 방영하는 작품들은 그때그때 사회적 이슈들을 반영해 메시지를 전달하기 어려워 아쉬운 점이 있다.

    화이트 시스루 셔츠는 돌체 앤 가바나 제품. 링과 브레이브슬릿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 오롯이 안재현만의 콘텐츠를 만들고, 대외적으로도 더욱 활발히 활동하며 커리어에서도 새로운 챕터가 시작되는 느낌이 든다. 배우란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해야 하고, 그 도전이 때론 두렵기도 할 텐데, 그럴 때 어떻게 극복하는지 안재현만의 방법이 있다면 전수해달라.
    두려움과 설렘이 공존한다. 물론 두려움이라는 친구가 80%다.(웃음) 원래는 두려움도 많고, 걱정도 많아서 잠도 잘 못 자는 성격이었다. 너무 준비를 많이 해서 오히려 일이 꼬여버릴 때도 있었고. 그럴 때마다 주변 선배님들이 ‘힘을 많이 빼라’고 조언해주시는데, 참 어려운 과제였다. 그런데 정말 욕심나는 대본을 받았을 땐 ‘아, 올해는 이런 캐릭터로 살아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가슴이 설렌다. 주어진 시간도, 할 수 있는 것도 한정적인 직업이라 ‘그래, 내가 이런 걸 언제 해보겠어?’라는 생각이 들면서 크나큰 기쁨을 느끼게 됐다. 그래서 누가 ‘오디션을 본다’ 혹은 ‘면접을 본다’며 너무 떨린다고 하면 나는 이렇게 한마디 한다. “안 죽어, 그냥 해”(웃음). 첫 번째로 ‘위대한 첫발’이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발을 내딛는 게 힘들지 그걸 내딛는 순간 아무것도 아니다. 눈 딱 감고 내딛으면 ‘어, 했네?’라는 생각이 들 거다. 두 번째로 ‘시작이 반’이라는 말처럼 ‘반이나 했네’ 하고 생각하는 거다. 마지막으로 이게 제일 중요한데 ‘작심삼일’이라는 말을 좋게 생각하는 거다. 일단 3일만 해보면 된다. 그러고 나면 적응 완료!

    카키색 스팽글 셔츠는 아미, 링은 불가리 제품. 네크리스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 원래 이렇게 청산유수로 말을 잘하는 사람이었나?(웃음) 긍정적인 마인드로 삶을 대하는 것도 좋아 보인다.
    어릴 때부터 몸이 약하고 그랬으니까(웃음) 이왕 살 거 긍정적으로 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한 번 사는 인생, 일터에 나가 나한테 맞는 즐거운 일을 하고 살면 좋겠고. 주5일제니까 일주일에 보통 5일 일하는 게 일반적이니, 나는 역으로 ‘이틀 쉬는 게 더 싫고 5일 일해서 좋다’ 이런 식으로 생각한다.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올해 그 누구보다 기대된다. 꼭 작품이 아니어도 좋다. 안재현이 올해 하고 싶은 일들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예능 방송을 많이 하고 싶다. 작품을 할 때의 매력도 좋지만 예능의 매력이 참으로 크게 다가오는데, 웃음을 선사하는 게 좋아서다. 그리고 나 또한 웃음이 필요한 사람이기도 하고. 그래서 올해엔 예능을 많이 하고 싶다고 생각했고, 실제로도 그렇게 되고 있다. 재미있는 게 예능과 패션은 접점이 있다. 모델로 커리어를 시작해서 그런지 유독 눈에 들어오는 부분인데, 예능은 바로 찍어서 바로 방송에 나가니까 호흡이 빠르고 패션 또한 마찬가지다. 오늘 하는 화보 촬영처럼 유행하는 옷들을 바로 입어볼 수 있고 결과도 바로바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등 생생한 호흡과 속도감이 나에게 잘 맞는다.

    화이트 타이 셔츠와 팬츠는 모두 돌체 앤 가바나, 실버 네크리스와 링은 불가리 제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