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yle Story
BE MY SELF
온전한 나를 찾아 차근차근 걸어온 계절들. 다가오는 재찬의 봄이 더욱 눈부시다.
기사, 사진제공 | 더갤러리아
드라마 ‘체크인한양’이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다. 극중 ‘고수라’라는 인물을 연기했는데, 어떤 캐릭터인지 소개해달라.
‘체크인한양’은 지금으로 따지면 5성급 호텔 같은, 조선 최고의 여각 ‘용천루’에 정식 사환이 되기 위해 들어온 네 친구에 관한 이야기다. 내가 맡은 ‘고수라’ 역은 오래전에 망한 자신의 가문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자 용천루에 교육 사환으로 들어온 인물인데, 처음엔 성공에 대한 야망으로 가득 차 있었지만 ‘하오나 4인방’으로 불리는 다른 친구들과 한 방을 쓰며 우정을 쌓아가면서 더욱 성숙해지는 캐릭터다.
울 스웨터와 가죽 코트, 블랙 팬츠, 레이스업 슈즈는 모두 프라다, 네크리스와 링은 모두 불가리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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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라 역을 맡은 후 캐릭터를 어떻게 만들어 갔는지 궁금하다.
캐스팅 당시보다 촬영을 거듭하며 점점 더 수라라는 인물에 대해 알게 됐다. 처음엔 가문을 다시 일으키고픈 열망에 성공만을 꿈꾸며 뭐든 열심히 하는 친구로 표현하려 했다. 하지만 친구들과 우정을 쌓아가며 성공만큼 중요한 뭔가가 있다는 걸 깨닫는 과정을 통해 좀 더 편해지는 수라의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했다.
김민정, 김의성, 한재석, 정은표 등 스펙트럼이 다양한 선배 배우들과 작업했다. 후배 연기자로서 배울 것도 많고, 영감도 많이 얻었을 것 같다.
처음 대본 리딩하러 갔을 때 쟁쟁한 선배님들이 많이 계셔서 긴장했던 기억이 난다. 일단 촬영 중 선배님들의 연기를 보며 가장 놀라웠던 건 뭔가 일부러 하지 않아도 이미 모든 걸 다 표현하고 계셨다는 점이다. 특히 모니터링하며 그분들의 연기를 보면 그런 자연스러움이 확연히 느껴졌고, 그걸 보면서 정말 많은 걸 배웠다.
파워 숄더 재킷과 팬츠는 모두 맥퀸 바이 션 맥기르, 베이지 슬리브리스 톱은 호이테, 블랙 앵클부츠는 페라가모, 진주 & 실버 네크리스와 레이어드 링은 모두 타사키 제품. -
그런 게 아마 세월의 힘일 거다.(웃음) 반면 또래 배우들과 연기하며 촬영장에서 즐거운 일도 많았을 것 같다.
‘하오나 4인방’을 연기했던 김지은, 정건주, 배인혁 배우와 합이 잘 맞아 현장에서 정말 좋은 시간을 보냈다. 여태껏 촬영했던 것 중 이렇게 또래 배우가 많이 출연한 작품은 처음이었고, 형과 누나들이 다들 친구처럼 편하게 대해주었다. 건주 형과는 ‘우리, 집’에 이어 함께한 두 번째 작품인데, 둘 다 워낙 운동을 좋아해 남는 시간에 함께 운동을 하기도 했다. 지은 누나는 주변을 정말 잘 챙기는 사람이다. 먹을 것 하나도 서로 나눠 먹고, 누가 생일이면 다 기억했다가 챙겨주는 스타일이어서 그런 마음 씀씀이에 감동한 적이 여러 번이다. 인혁이 형은 워낙 성격 좋은 사람이라 촬영 초반 분위기를 편하게 이끌어 우리 4명을 똘똘 뭉치게 만들었다.
그동안의 필모그래피 중 사극은 이번이 처음이다.
안 그래도 이전부터 사극 작품을 무척 해보고 싶었다. 왜냐하면 우리가 일상에서 절대 겪어보지 못하는 걸 연기를 통해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니까. 물론 특수한 장르이다 보니 사극 말투 등 걱정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수라는 궁에서 생활하는 인물도 아니고, 친구들과 대화하는 장면이 많아 큰 부담을 갖지 않아도 됐다. 이번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 정통 사극에도 도전해보고 싶다.
시스루 골지 니트 톱은 디젤, 블랙 팬츠는 모스키노 바이 지스트리트 494 옴므, 골드 네크리스와 레이어드 링은 모두 까르띠에 제품. -
정통 사극에 나오는 모습도 궁금해진다.(웃음) 이번 작품을 찍고 나서 기억에 남을 만한 에피소드도 많았을 것 같다.
보통 사극 촬영지가 일부러라도 찾아가는 아름다운 곳들이다 보니 거기 가 있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됐다. 그리고 과거의 인물을 연기하다 보니 타임머신을 타고 현실에서 벗어난 듯한 느낌도 색다르더라. 물론 한여름에 한복 입고 촬영할 땐 힘들기도 했지만, 그래도 모니터로 볼 땐 한복도, 배경도 모두 너무 예뻐 보여 만족스러웠다.(웃음) 아, 여장을 해야 하는 장면이 있어 가발을 붙여야 하기에 일찍부터 머리를 길렀던 것, 많이 무겁고 겨드랑이가 조이는 여성 한복을 입어야 했던 것도 기억에 남는다. 상반신이 노출되는 목욕 신이 있었는데, 그 때문에 거의 반년 정도 운동하며 몸 만들기를 한 것도. 원래 운동을 좋아해 힘들진 않았고, 촬영분을 보니 노력이 헛되지 않은 것 같아 다행이다.(웃음)
만약 연기를 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사실 초등학교 때부터 음악보다는 연기를 해보고 싶은 꿈이 있었다. 가수로 데뷔하긴 했지만, 연기를 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찾아와 웹드라마를 하나 둘 찍을 수 있었고, 서로 다른 분야를 병행해온 게 두 분야 모두에 도움이 된 것 같다. 연기는 한 캐릭터를 몇 개월간 세심하게 표현해야 한다면, 음악은 3분 남짓한 시간 동안 모든 걸 쏟아부어야 하는 일이다. 이렇게 호흡이 현저하게 다른 색다른 분야를 모두 경험할 수 있다는 건 정말 큰 행운인 것 같다.
블랙 터틀넥 톱은 페라가모, 골드 이어 커프는 톰 우드, 레이어드한 네크리스와 링, 뱅글형 브레이슬릿은 모두 불가리 제품. -
2019년에 그룹 DKZ로 데뷔해 6년 남짓 활동해왔다. 세월이 흐르며 스스로 가장 큰 변화를 느끼는 건 어떤 것인가?
연습생 때는 데뷔만 하면 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웃음) 데뷔 1~2년 차에 정말 초조하고 치열한 시간들을 보냈다. 이제는 뭔가를 억지로 하려고 하지 않는다. 이런저런 일들을 겪고 여러 경험들을 하며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내버려두는 게 최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운명을 믿는 편이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흐르는 대로 자연스럽게 살아가다 보면 언젠가는 꿈꾸던 곳에 다다라 있지 않을까 한다.
곧 드라마가 끝나면 박재찬의 어떤 모습을 볼 수 있을지 궁금하다.
지금 열심히 솔로 앨범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번엔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오롯이 다 해보려고 한다. 내가 듣기 좋은 거, 내가 보기 좋은 거, 그게 이번 음반의 중심이 될 것 같다. 내가 무엇을 듣는 걸 좋아하는지, 어떤 걸 보고 기쁜 감정을 느끼는지 심사숙고해 좋은 음악을 만들고, 올해 안에 그렇게 만든 음악으로 다시 인사 드리고 싶다.
버클 장식의 가죽 롱 코트와 데님 팬츠는 모두 아크네 스튜디오, 블랙 첼시 부츠는 크리스찬 루부탱 제품.